엄마가 말해주었지
동네에 똥간 푸고 다니는 아저씨 하나 있다고 했다
뛰어 놀던 친구들 중 하나 걔네 아빠가 그 동네 똥간이란 똥간은 다 펐다고 했다
엄마가 말해주었지
동네에 똥간 푸고 다니는 아저씨 하나 있다고 했다
뛰어 놀던 친구들 중 하나 걔네 아빠가 그 동네 똥간이란 똥간은 다 펐다고 했다
밤에 언덕을 넘을 때면 늘 무서웠다고 했습니다
없는 빛을 긁어 모아 보면
꼭 하나 있는 희끄무레한 것이
무서웠을 일입니다
느티나무 할머니부터 세어도 그만두기전에 세어져서
둘 셋 떠날 때마다
굳이 이야기를 지어내는 밤
서른 해가 다 지난 곳에는 아직도
빨간 글씨로 우루과이 라운드
밤에만 빨간색입니다
이야 아직도 있네 아직도 우리가 떠났기 때문인가
꽤 오래 되었는데
아빠는
집을 밝혀야 해서
언덕은 꼭 넘어야 했을 것입니다
글씨가 빨갛지 않던 때에도
싣고 가던 빨간 것들이 모조리 쏟아져도
(그날 아버지는 한 번 부활했다)
똥을 팔다 떠난 아저씨 냄새가 스산해도
굳이 너스레를 떨어도 괜찮을 일인데
언덕은 무섭다고 하셨습니다
얼굴이 보이지 않았던 때가 분명히 있는데 기억이 하나도 나지를 않는 것입니다 잊다 말고 할 때와 하려다 말고 잊을 때도 있었는데 하나도 기억이 안나요 기억이 안나서 해 지는 시장에 계속 방문하는 것입니다
당신은 언제쯤 오던가요?
기억이 안나서 그냥 시장에 계속 있겠습니다
말린 미소가 떨어질 때 쯤에는 왜 해가 지고 있는지도 모를 것이고 그러면 미리 잊어버리는 법에 대해 다시 공부할 것입니다
처음은 아닐 일입니다
끝까지 남아있는 일
잊은 마음과 닮았습니다
끝에서부터 세는 것이 어느새 자연스러운 일이었습니다.
마음에도 나이가 드는 까닭이라고 했습니다.